"새해 부자되세요." "어머 고마워요. 근데 어떻게 돈을 벌죠?"
'유리지갑'을 가진 샐러리맨 A씨. 새해 덕담을 듣다보면 왠지 갑자기 우울해진다. 새해가 되고 대통령이 바뀌어도 소시민 A씨가 부자가 거듭날 확률은 글쎄?

신년을 맞아 피트니스센터에 다니며 멋지게 몸도 만들고, 책상의 구식 컴퓨터 대신 폼 나는 대형 모니터 컴퓨터도 들여놓고 싶은데 도통 지갑이 두터워질 기미가 없다.
"아! 새해에는 지름신을 잠재우고 재테크의 기초를 다져야 하는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들어오는 수입'을 늘리지 않는다면 방법은 하나다. 새는 돈을 막는 것이다. 가계부가 그러한 절약의 유효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귀찮아서' 혹은 '빤한 수입 지출인데 쓴다고 뭐 달라지겠어?' 핑계를 늘어놓기 전에 일단 가계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놔보자. 의의로 빠듯한 살림살이에서도 솔솔 새어나가는 구멍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계부 쓰기는 생활 재테크의 첫 걸음이다.

◆ 귀차니스트를 위한 가계부 작성법

가계부 작성은 어려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가계부 쓰기를 멀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꼼꼼한 기록'보단 '꾸준한 기록'이 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가계부 초보일수록 의욕이 앞서 수입과 지출의 모든 부분을 기록하려고 하는데 '완벽한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가계부 쓰기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콩나물값, 기저귀값 하나하나 항목을 기록하려고 하기보단 '마트 쇼핑' 등으로 간단하게 적자. 대신 이러한 항목에 대한 영수증을 첨부하는 것이 좋다.

가계부 쓰는 습관이 길러졌다면 예결산을 꼭 점검해야 한다. 가계부를 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둬서는 안된다. 가계부는 기록보다 평가가 중요하다. 불필요한 지출이 나가고 있는 건 아니지 아이의 교육비나 노후 대비한 예금 등 소득 대비 저축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가계 재무를 평가해야 한다. 매월 날짜를 정해놓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지출은 분야별로 살펴본다. 식비, 문화생활비, 통신비, 육아비 등 분야별로 계산해보면 어느 분야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줄일 수 있는 비용을 뽑아보고 다음달 예산을 조정할 수 있다. 예산과 결산이 차이가 있다면 그 원인을 알아본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 생일 등 연중 가정의 대소사 비용은 따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 해당 월 뿐 아니라 올 한해 전체 예산을 미리 파악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동차세나 재산세, 휴가비용 등도 함께 포함해 관리한다. 일반적인 생활비보다 이런 비정기 지출에서 가계부의 구멍이 나기 쉽기 때문이다.


◆ 가계부 작성 및 관리 7단계

1. 수입을 파악한다. 월 급여 중 실수령액을 수입 금액으로 파악하라.

2. 지출금액을 항목별로 구분하라. '한 달 생활비 50만원'같이 뭉뚱그리지 말고, 전기요금, 식비, 의류비, 가족 용돈, 생활용품비, 교통비 등 지출 항목을 나눈다.

3. 명절 비용,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 휴가비용 등은 비정기지출로 1년 총 예산을 산출한다. 이를 다시 12개월로 나눠 매월 소요 예산을 배정한다.

4. 저축(보험)과 부채는 따로 관리하라. 매월 얼마씩 언제까지 저축 혹은 상환해야 하는지 파악해둔다.

5. 매월 항목별로 지난달(지난해) 가계부와 비교하라. 항목별로 증가한 부분과 예산 초과부분이 있는지 점검한다.

6. 최종 검토는 온 가족이 함께 한다. 또 가계의 수입지출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비슷한 소득의 다른 가정 사례를 알아보거나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7. 미래 설계를 하라. 주택 구입, 자녀 대학 진학 및 유학, 미래 노후자금 등 재테크의 기간별 목표와 금액의 규모를 정하고 이에 따른 저축 계획을 세운다. 장기적인 저축 및 지출 규모도 이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 행복한 가계부로 만들려면

'기부 천사'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은 알뜰 가수로도 유명하다. 그의 절약 방법 중 가장 특이한 것이 바로 '미리 쓰는 가계부'. 일반적으로 가계부 하면 지출을 하고 그 내용을 적지만 김장훈은 반대로 가계부를 작성한 뒤 지출을 한다고 한다. 기부할 계획을 가계부에 적고 그에 맞춰 공연 스케줄을 잡는다는 것. 그는 이러한 미리 쓰는 가계부를 통해 충동구매를 막고 꼭 필요한 데만 돈을 쓰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한다.

가계 재무설계 전문가 제윤경 씨는 '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생각의 나무 펴냄)를 통해 이러한 미리 쓰는 가계부를 적극 추천했다. "돈을 쓰고 나서 가계부에 단순히 숫자만 기록하면 지겹고 재미가 없다. 그러나 미리 돈을 써야 할 곳을 정해놓고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가계부를 쓸 때도 재미있고 평가를 할 때도 나름의 의미가 생긴다"고 권했다.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는 것도 중요한 키워드. 대개 가정의 주부들은 '늘 돈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가장들은 '월급을 통째로 가져다주는데 도대체 돈을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이러한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게 되면 돈의 흐름을 알 수 있고 돈 때문에 벌어지는 부부간 다툼도 줄일 수 있다. 자녀도 용돈기입장 작성을 통해 동참시킨다면 더욱 효과적. 경제 교육관도 심어주고 가족의 미래 설계를 함께 하는 소중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에듀머니'의 재무설계사 박종호 씨는 "가계부에 의미를 부여하라"며 "단순히 숫자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기록하고 평가하며 가족의 삶을 담으라"고 조언했다.

◆ 일일 작성은 수기로, 월말 결산은 인터넷에서

가계부 쓰기를 결심했다면 가계부를 장만하는 것도 소소한 고민이 된다. 프로 주부 같은 냄새를 물씬 풍기는 두툼한 가계부 책을 장만할까 아니면 인터넷 가계부를 활용할까.

아무래도 꼼꼼한 기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손으로 직접 쓰는 가계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매번 가계부를 쓰기 위해 컴퓨터에 접속하지 않아도 시일이 많이 흘렀을 때 책 한권으로 묶여진 기록들을 일기처럼 되짚어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한 신세대라면 금융기관과 연계해 통장은 물론 각종 카드 대금까지 관리되는 인터넷 가계부가 편할 수 있다.

인터넷 가계부는 처음에 등록하고 기능을 익히는 것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입금과 지출 내역이 자동으로 계산되는 것이 강점. 거래 은행의 계좌를 등록해둘 경우 공과금 이체 내역 등도 간편하게 정리된다.

주 거래 은행 뿐 아니라 타 은행 통장, 가족의 통장, 카드 등의 현재 잔고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각 은행이나 포털사이트에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러한 가계부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다. 또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라면 엑셀프로그램 등으로 직접 가계부 양식을 짜볼 수도 있다.

비단 이중 꼭 한가지를 선택할 필요도 없다. 재무설계사 박 씨는 "항시 휴대 및 보관이 용이한 수기 가계부와 자동 결산이 되는 인터넷의 이점을 살려 일일 기록은 가계부 책으로 결산은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가계부 쓰기의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출처 : http://bbs.moneta.co.kr/nbbs/bbs.normal.lst.screen?p_bbs_id=N10381&top=1&sub=2&depth=1&p_tp_board=false&service=mini_hand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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