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10원짜리의 마술'



얼마 전 신문에서 직장인들이 희망하는 저축률은 50%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28%에 그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저축률이 떨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가 우리의 소비 수준이 매우 높아진 것. 가족 단위의 여가 활동이나 여행, 외식이 늘어났다.


 
그러나 저축을 많이 하지 못하므로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지레 판단하여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무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리석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꾸준히 모으면 충분히 원하는 자산을 이룰 수 있다.


 
얼마 전 지하철 안에서 목격했던 일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이 주머니 속의 동전을 모두 털어 구걸하는 사람의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동전 중에 10원짜리가 몇 개 섞여 있었다. 그걸 본 구걸자가 바구니 속에 있던 10원짜리들을 골라내 밖으로 집어던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동전을 준 사람은 지나간 뒤였지만 그가 황당한 그 장면을 목격했다면 큰 시비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통로에 널린 몇 개의 10원짜리 동전들은 크기가 작게 바뀐 탓인지 사실 볼품이 없었다. 그렇지만 구걸자는 10원 한 푼이라도 아쉬웠을 텐데 왜 외면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실제로 길거리를 가다가 10원짜리 동전이 땅에 떨어져 있으면 그것을 줍는 행인은 거의 없다. 10원이 홀대받는 이유는 10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우리 주위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 10원의 파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



만약 하루 일당을 오늘은 10원, 내일은 20원, 모레는 40원 하는 식으로 매일 전날보다 두 배씩 늘려 한 달간 책정해 달라고 하면 일을 시킬 사용주가 있을까? 또 오늘은 10원을 저축하고, 내일은 20원, 모레는 40원을 저축하는 방법으로 한 달간 전날보다 두 배씩 저축하는 사람에게 10억원을 상금으로 준다면 도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10원을 얕잡아 보고 위의 조건으로 일을 시키거나 상금에 도전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왜냐 하면 30일이 지난 후 일한 사람에게 줘야 할 일당은 모두 합해 무려 107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10억원의 상금을 타려면 적어도 금융자산을 107억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10원의 마술'이다.


 
10원의 힘을 믿고 꾸준히 돈을 불려가는 뚝심이 부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다.



김주형

케이리치(주) 자산운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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